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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을 즐겨 가진 않는다.

서울에 살적에도 그랬고, 결혼 후 안양으로 터를 잡은 이후에도 마찬가지.

사람 많은 곳은 질색이라 붐비는 곳은 절대 사양인 편이다.


그런 우리 부부에게 서울 상경은 정말 특별한 이슈가 있을 때에만 이뤄지곤 한다.

17년 생일, 남편이 예약해둔 곳이 있다 하여 서울로 발길을 옮겼다.


대학 동기들과의 모임에서 한번 가본 곳이라 하는데, 프랑스 코스 요리가 나오는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맛과 서비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줄기차게 칭찬한 곳이다.



파씨오네 (passionne)



Passionne는 불어로 열정적인, 열정적인 사람을 일컫는다.

프랑스 코스 요리가 전공인 이 곳은 가로수길 한 골목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장 가까운 지하철 역은 압구정로데오 역이다.


미슐랭 가이드에 등장한 가로수길 맛집으로, 별도의 미슐랭 스타를 받지는 못하였지만,

그 유명세만큼이나 포털사이트(네이버, 다음, 구글 등) 평도 매우 훌륭하다.



​입구에 도착하여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파씨오네 팻말이 보인다.

French Restaurant. 유럽어를 전공한 나로서 유럽 문화는 익숙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반갑기도 하다.

그렇지만 사실 French 음식은 조금은 낯설다. 그리고 실제 두번 방문해본 파리에서도 끝내주게 맛있다 라고 느꼈던 소울 푸드가 없었기도 했다.




​2층으로 올라갔고, 예약한 자리로 안내 받았다. 

생일이니 만큼, 창가쪽 좋은 자리가 예약 되어 있어 기분이 참 좋았던!


거의 예약제라고 알고 있다. 특히나 주말엔 서둘러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힘들다.


내부는 화려하진 않지만 깔끔하고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클래식한 흰 테이블보와 앤틱한 의자가 조화롭다.




앉자마자 메인 셰프로 보이는 분이 블랙보드 판자를 들고 나와 오늘의 메뉴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주신다.

파씨오네처럼 작고 소담한 레스토랑에서만 가능할 법한 푸근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17년 8월 어느 날의 메뉴는 전채요리, 양파 스프, 한우 설깃살, ​대삼치와 해산물, 육류(양, 닭, 오리, 한우(10,000원 추가))이다.

양, 닭, 오리 그 무엇도 끌리지 않아 생일자라고 나만 한우를 택해준 남편 감성이, 이럴 때 보면 세상 스윗하다.




​식전빵과 버터가 나온다. 양도 맛도 다 적절하다. 

독일빵은 대체적으로 딱딱하고 짭조롬하며, 다소 질감이 거친 반면, 프랑스 빵은 부드럽고 버터향과 맛이 많이 난다.

이 빵은 그런데 독일빵과 같은 식감, 맛이 났다.




​전채요리(애피타이저)로 새콤한 소스에 절인 생새우 한개가 나왔다.

탱글탱글하니 식감이 정말 훌륭했는데, 하나만 달랑 나오니 너무나 감칠맛 났던ㅋㅋㅋㅋㅋㅋㅋ




​다음 메뉴는 양파스프!

코스 요리 중 가장 평소에 맛보지 못했던 맛의 특별함을 지닌 요리였다.

빵이나, 과자도 양파맛과 마늘맛을 참 좋아하는 윤라떼는 정말이지 참 맛있게 먹었다.

고소하고, 짭조롬하며, 치즈맛까지 났던 풍미가 대단한 스프였기에 한입 한입을 정말 소중히 먹었던.




​처음 셰프님이 메뉴 설명을 해줬을 때에는 발견하지 못한 샐러드.

그런데 회 몇점이 같이 버무러져 있어 더 새롭고 맛있었다. 

우리네 연어 샐러드에 연어 대신 다른 흰살 생선 사시미를 넣었다고 보면 되겠다. 




대삼치와 해산물 요리.

이런 조화의 음식을 먹어보진 못했는데, 일단은 그 참신함에 점수를 주고 싶었다.

역시나 타이거 새우 이상의 큰 새우와, 홍합, 문어, 오징어 등과 같은 각종 해산물과 큰 삼치 조각 하나가 토마토 베이스의 소스에 

버물여져 있어 국물이 자작한 스튜같은 느낌이 났다. 



화룡점정을 찍을 한우 스테이크. 

사진상으로 보기엔 양이 터무니 없어 보이지만, 사실 코스 요리로 나왔기 때문에 

크게 적다고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다. 역시 굽기는 medium rare가 진리.

그리고 역시 스테이크는 참진리.

식감이 워찌나 부드럽든지 먹는 내내 행복감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서빙된 메뉴는 디저트인 밀푀유 케이크.

슈가파우더가 잔뜩 뿌려진 상단의 진한 부분은 설탕이 카라멜라이징된 맛이었고, 심지어는 바삭바삭한 과자 같았다.

그 아래의 흰색 부분은 생크림은 아닌 우유크림 같았고, 전체적인 맛이 보통 디저트보다는 단맛이 더 강했다.

아마 이 곳 파씨오네의 시그니처 디저트가 아닐까 싶음 :)


역시나 가격 정보는 마지막에 언급하게 되는 군요.


주중, 주말 

런치 코스 41,800원

디너 코스 71,500원


아, 참 일요일은 휴무!



윤라떼 평점: ★★★★☆ (분위기 내고 싶은 날, 런치로 미리 예약하고 가보시길 추천! 프렌치 양파스프는 꼭 한번 맛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