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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은 처음으로 감성이에게 일정 짜보기를 권해봤다.

나름 열심히는 짠 것 같은데 안타까웠던 것은 윤라떼의 컨디션이 매우 난조했던 것..

 

여행 출발 직전부터 이상하리만큼 콧물이 나더니만, 결국 이비인후과에서 난생 처음

알레르기성 비염 진단을 받았다.

내가 비염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그것이 게다가 알레르기성이란 것에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음.

 

열심히 짠 감성이의 3박5일 하노이 여행 일정 중 하루는 하롱베이 당일치기 코스가 있었는데,

현지에서 유명하다는 신투어 여행사에서 첫 날 현지에서 직접 예약을 해보기로 했었더랬다.

그러나 비염이 도통 낫질 않아 흰콧물 코찔찔이로 도저히 왕복 약 8시간의 현지 미니 버스로 이동은

자신이 없었고, 결국 이를 대체할 코스로 선택하게 된 쿠킹클래스.

 

윤라떼의 절친한 대학 선배이자, 재작년 연봉 2억을 성취하셨던다는 금융권 종사자 골드미스인 지순언니는

지난 방콕 여행에서의 쿠킹클래스가 상당히 괜찮다고 했다.

그 이야기가 떠올라 윤라떼&감성이 부부도 쿠킹클래스를 등록해보기로 한다.

 

'하노이 쿠킹클래스'로 구글링을 해보면 상당히 많은 음식점에서 개설된 쿠킹클래스 정보가 나온다.

우리가 선택한 곳은 Duong's restaurant였는데, 사실 우연히 레스토랑을 지나가다, 그 앞의 쿠킹클래스 판서 광고를 본 곳이었다.

 

 

Duong's Restaurant Cooking Class


우연히 보고 들어갔던 Duong's restaurant은 트립어드바이저 하노이 평점 1위에 빛나는 베트남 현지식 레스토랑이다.

베트남 현지 요리 경쟁 프로그램인 Top Chef에서 이 곳의 수석 셰프가 1등 수상을 했다고 하니, 괜시리 더더욱 믿음이 갔던 곳.

그만큼 다른 곳을 더 찾아봐야지 했던 생각은 더 들지 않았고, 일단 문의부터 해보기 위해 아담한 크기의 Duong's로 들어가본다.


제일 먼저 주는 쿠킹클래스 안내 책자. 

책자에 나와있는 것과 같이, Duong's Restaurant은 1지점과 2지점으로 나뉘어 있다.

그런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정작 쿠킹클래스는 레스토랑이 아닌 다른 별도의 클래스 전용 공간에서 진행된다.


요일별로 오전/오후 클래스가 나뉘어져 있고, 메뉴 또한 다르다.


Monday

Hanoi traditional beef soup with rice noodle ( Phở Bò )
Green mango salad with squid & prawn (nộm xoài hải sản)
Grilled pork with herbs & fresh vermicelli (Bún chả)


Tuesday

Hanoi traditional chicken soup with rice noodle ( Phở Gà )
Hanoi deep fried spring rolls (Nem rán Hà Nội)
La vong’s style grilled fish (Chả cá lã vọng)


Wednesday

Hanoi deep fried spring rolls (Nem rán Hà Nội)
Banana flower salad with chicken & seafood (Nộm hoa chuối với gà và hải sản )
Grilled Beef Slice in Bamboo - bò nướng ống tre


Thursday

Hanoi traditional beef soup with rice noodle ( Phở Bò )
Grape fruit salad with prawn & herbs (salad tôm bưởi )
Fresh spring rolls with pork & prawn (Gỏi cuốn tôm, thịt)
Stewed pork with caramel sauce (Thịt ba rọi kho tàu )


Friday

Hanoi traditional chicken soup with rice noodle ( Phở Gà )
Fresh spring rolls with pork & prawn (Gỏi cuốn tôm, thịt)
Grilled Beef Slice in Bamboo - bò nướng ống tre


Saturday

Hanoi style traditional soup with chicken & rice noodles (Phở gà)
Noodle rolling with beef and vegetable ( phở cuốn bò ) 
La vong’s style grilled fish (Chả cá lã vọng)


Sunday

Hanoi traditional beef soup with rice noodle ( Phở Bò )
Fresh spring rolls with pork & prawn (Gỏi cuốn tôm, thịt)
Grilled pork with herbs & fresh vermicelli (Bún chả)


월요일 오전에 방문하여, 오후 수업을 듣고 싶었지만

이미 오후 수업은 정원이 꽉 차서 화요일 수업만 신청 가능했다. 3박 5일 일정이 참 아쉬운 순간이었음.

실제 월요일 메뉴가 소고기쌀국수 Pho Bo와 숯불고기 비빔국수 Bun Cha로 우리에게 친숙한 베트남 요리들이었기에 더더욱.


화요일 메뉴엔 내 사랑 짜조(베트남식 이름은 Nem Ran)와 닭고기 쌀국수 Pho Ga는 그런대로 괜찮지만,

난데없는 전통 생선요리.. 문의시 레스토랑에 메뉴를 바꿀 수 없냐고 했지만 이미 신청자가 3명이나 있어 변경은 어렵다는 답변.

윤라떼와 달리 긍정적인 감성이는 우리가 언제 셰프에게 생선 손질법을 배우겠냐며.. 

그래서 화요일 오전 클래스로 등록 결정! 


인당 $55이며, 일부 계약금을 예약시 지불해야한다.

(잔금은 수업 시작시 셰프에게)




도착하면 세팅 되어 있는 인당 물품.

앞치마, 셰프 모자, 칼, 도마, 레시피




요리하는 곳은 꽤나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약속한 8시에 수석셰프의 형이라는 사람이 호텔 로비로 데리러 오는데, 

본인이 캐나다에서 꽤 오래 살았다며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주는 바람에, 덕분에 쿠킹클래스 교실까지 가는 도보 10~15분 거리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feat. 축축한 비오는 날씨)


사진 속 여자 분은 우리 수업의 셰프를 도와주는 보조셰프. 

나도 이렇게 손, 발 잘 맞는 조교를 갖고 싶다.




수업에 참석한 총 인원은 5명.

시애틀에서 온 중국인 교포 우리 또래 부부, 리투아니아에서 온 오지랍 넓은 젊은 여자, 그리고 우리 부부. 

쿠킹클래스 치고 많은 인원이란 생각이 들었지만 여럿이라 더 재밌고 덜 어색했다.

시애틀에서 온 부부는 3주 휴가라 베트남 전역을 여행한다고 했다.

Three weeks에 턱빠질 뻔한 윤라떼.. 3박5일 휴가를 오기 위해 주말도 못쉬었던 우리 부부^^^^^^^^^


서로에 대한 소개도, 당일 진행할 요리에 대한 간단 설명도 마치면,

셰프가 우릴 인솔하여 베트남 하노이 최대의 전통시장인 동쑤언 마켓으로 간다.




가는 길에 타는 싸이클로(Cyclo)도 쿠킹클래스 강습비에 다 포함되어 있다.

둘이 타기엔 다소 비좁지만.. 빗길에 걸어가지 않음에 무한 감사!

길거리 구경, 사람 구경을 하며 빗속 오토바이 하노이 숲을 헤쳐 나가면, 어느 새 동쑤언 마켓에 도착한다.




하노이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길거리 과일 이동 상인.

보기만 해도 어깨가 나갈 것 같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뭔가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들보단 웃음이 많고 행복해 보인다.




​전통 모자와 우비도 제공해줘서 다행히 비를 맞지 않았다.

현지어로 "얼마에요?"를 알려주고 자꾸 우리에게 음식 구매와 결제를 시켜보는 셰프.

질문은 해도 답변을 못알아 듣는게 함정ㅋㅋㅋㅋ


Nem Ran과 같이 먹을 삶은 국수 구매 중. 


사진 속 왼쪽 남자가 우리 수업 셰프. 

베트남식 영어 발음이 익숙치 않아 수업 듣기에 약간의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본인이 하는 일을 즐기는 모습이 야무졌던 젊은이.




마켓에서 돌아올 땐 걸어온다. 편도만 포함되어 있나봉가.


돌아와서 후다닥 다같이 만들어본 베트남식 튀긴 스프링롤, Nem Ran.

나는 짜조라는 이름으로 익숙한데, 현지에선 Nem Ran이라고 더 많이 불리운다 함.

그러나 짜조라고 해도 다 알아들으니 레스토랑에서 주문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


자꾸 시애틀 부부와 한국 vs. 미국 경쟁을 붙이는 셰프.

찬찬히 만들다 결국 빨리 만들기에서 진 우리 부부! 셰프의 깨방정에 재밌게 만들어 본다.




쿠킹클래스에서 사용한 피쉬 소스.

수업 후에 롯데타워 지하에 있는 롯데마트로 이 피쉬소스를 사러 갔는데, 결국 찾지 못했다.

아마도 현지 수퍼에선 발견할 수 있을 듯? 

Nem Ran을 찍어먹을 소스에 들어가는 소스이다.




닭고기 육수를 거의 2시간 가량 끓여 진하게 닭뼈가 우려나면 삶은 쌀국수와 파, (필요시) 고수, 편마늘을 얹어

먹는 베트남 전통 닭고기 쌀국수 포가(Pho Ga).

국물 자체는 좀 짭조롬해야 국수를 말 때 간이 잘 맞는다며, 신나게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하더니.

결국 국수를 넣었을 때에도 심히 짜버려 아쉬웠던ㅋㅋㅋㅋ

그러나 그 국물의 깊이란, 말로 형언하기 어렵다.




끓는 기름의 온도도 중요하지만, 언제 기름 속에 Nem Ran을 넣을지는 

나무 젓가락을 기름 속에 넣어봤을 때, 젓가락 주변으로 작은 기포가 보글보글 올라오면 그때 넣으면 된다는 셰프의 설명.

몇도에 몇분, 이러한 책에 틀어박힌 설명보다 훨씬 기억하기 좋은 현실 팁인 것 같다.

 ​



동쑤언 마켓에서 사온 삶은 국수와 각종 신선한 야채와 함께 같이 먹으면 더 맛있다는 튀긴 스프링롤 Nem Ran.

피쉬소스와, 마늘 크러쉬, 라이스 비네거 등으로 만들어진 소스에 찍어 먹으면 새콤달콤하니 더더욱 맛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거의 손을 대보지 못한 베트남 현지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구운 생선요리, Cha Ca La Vong.

숯불에 구워야 하는데다가, 현지식 향신료가 강하게 느껴져 사실 한입 밖에 먹지 못했다.

또한 동쑤언 마켓에서 이 요리의 주인공의 비쥬얼을 봤고, 그 곳의 위생상태를 봤기 때문인지..

더더욱 먹기 힘들었던 생선 요리. 


우리 말고도, 수업을 함께 한 친구들도 몇 입 먹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현지인들에게만 인기 있는 걸로..

보통 흰살 생선을 쓰기 때문에 그 중 어떤 생선을 써도 무관하다고 함.

우리는 Cat Fish(메기)로 요리.




한상 거하게 차려진 우리 수업의 마무리 상.

물, 음료, 맥주 등 부족하지 않게 계속 챙겨주려는 모습이 좋았고, 셰프의 전문성이나 수업진행력 등등은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한번 쯤 경험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던 Duong's Restaurant 쿠킹 클래스!


수업을 마치면, 수료증도 상장타입으로 주는 등 다양한 재미와 맛을 느끼게 해준 곳!


Nem Ran 정도는 집에서 해볼 수 있겠다. 아니, 꼭 한번 해봐야지!


윤라떼 추천도: ★★★★☆